자폐성 성향에 대한 개인맞춤형 접근

2025. 6. 27. 08:14교육인사이트/특수교육

자폐성 성향을 지닌 아이들의 경우, 영재성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영재성과 자폐성을 독립적으로 보고 영재성만을 위해 교육할 경우 그 장애와 증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폐 성향의 다름을 이해하고, 공존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자폐성향은 치료 대상이 아닌 ‘다른 인지 방식’

자폐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많은 경우 자폐는 ‘고쳐야 할 것’, ‘극복해야 할 결핍’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Happe & Frith(2009)의 연구는 자폐성과 영재성, 인지적 다양성을 함께 조망하며 자폐성향을 새롭게 바라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들에 따르면, 자폐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을 인식하고 사고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틀과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결핍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깊은 내면세계에 몰입하여 독창적인 통찰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예술, 과학, 수학 등 여러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을 정형화된 기준에 맞추려는 강압적 교육은 효과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자율성과 자기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위험이 있습니다.

 

2. 강압적인 교육보다 자기 내면을 탐색할 기회 제공

많은 교육 현장에서 자폐성향 아동에게는 시선 맞추기 훈련, 사회성 향상 훈련, 또래와 동일하게 행동하기 같은 강압적 방식의 훈련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는 자폐성향을 '치료'하려는 시도에 가까우며, 그들이 가진 본연의 성향과 역량을 무시한 접근일 수 있습니다. 자폐성향의 핵심은 ‘내면의 집중’입니다. 그들은 외부 세계보다는 자기 내면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부 자극에 둔감하거나 관심이 부족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집중력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는 능력으로도 연결됩니다. 따라서 자폐성향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억압이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내면을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3. 높은 정보처리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존재

자폐성향 아동은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정보 처리 능력, 세부사항에 대한 민감성, 독립적 문제 해결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반복된 자극이나 정보를 정교하게 처리하고, 일관된 패턴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창의적 사고가 요구되는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자폐성향을 가진 인재들이 가진 강점을 주목하여, 특정 부서에 이들을 적극 채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와 SAP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데이터 분석, 품질관리 등에서 자폐성향을 지닌 직원들의 집중력과 정확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4. 시사점: ‘정상성’의 기준을 넘어서는 사회로

오늘날 포용과 다양성이 화두인 시대에, 우리는 더 이상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사람들을 나눌 수 없습니다. 자폐성향을 가진 이들도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이자, 고유한 인지적 특성과 정체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들을 위한 진정한 지원은, 일반화된 교육 기준이나 치료 목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성향과 능력에 기반한 맞춤형 접근을 통해 실현됩니다. 이는 교육뿐 아니라 고용, 복지, 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인지 특성을 인정하고, 사회가 그 다양성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함께 사는 사회'의 모습입니다. 자폐성향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단지 그들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합니다.

 

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자폐성향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특수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가진 다양성과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입니다.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더 이상 자폐성향을 가진 이들을 ‘사회로부터 떨어져 있는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들이 살아갈 세상과 연결되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회의 기준을 그들에게 맞추기보다, 사회가 한 걸음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진정한 포용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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