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 그들의 학습적 특성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

2025. 6. 12. 08:12교육인사이트/특수교육

교육 현장에서 ‘조금 느린 아이’, ‘따라가기 버거워하는 아이’를 만나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바로 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계선 지적 기능은 일반적인 지능 수준(IQ 85~115)과 지적장애 수준(IQ 70 미만) 사이에 위치한, IQ 70~85 범위에 속한 학생들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특수교육대상자로 지정되기에는 기준을 약간 넘지만, 일반적인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보이는 독특한 교육적 위치에 있습니다.

최승숙 외(2023)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들의 전반적 특성을 발달 영역별로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실질적인 교육적 접근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1. 인지 및 학습: 낮은 기초학습 능력

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은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단순 암기나 반복에는 일정한 성과를 보일 수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응용하는 전략적 사고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기초학습 능력이 낮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2. 언어: 표현과 이해의 간극

이들은 어휘를 표현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문맥 속 의미 파악이나 표현의 뉘앙스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 사용이 어려워 대인 관계에서도 오해를 사기 쉽고, 수업 중 교사의 설명을 정확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3. 사회성: 또래 관계의 어려움

사회성 영역에서는 조망수용 능력, 즉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에 제한이 있어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또래와의 의사소통이나 협력 활동에서 갈등을 유발하며, 결과적으로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또한 규칙에 대한 이해와 상황 판단력이 부족해 오해를 사거나 소외되기도 합니다.

 

4. 심리정서: 낮은 자존감과 높은 불안

거부감이나 부정적인 자기 인식이 반복되면 심리적인 위축이 나타납니다. 경계선 아동들은 학습 성과나 사회적 관계에서의 실패 경험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를 ‘못하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아이’로 인식하고 점점 위축됩니다. 이러한 감정은 성인이 될 때까지 무기력, 우울감, 외로움 등으로 이어지며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5. 운동능력: 동작 계획과 기억의 어려움

운동 영역에서는 세밀한 손동작이나 균형 감각 등에서 발달 지연이 자주 나타나며, 체육 수업이나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특히 새로운 동작을 배워 수행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를 기억하고 반복하는 능력도 낮습니다.

 

6. 자기관리: 일상생활의 혼란

경계선 아동은 자기 조절력과 상황 판단력이 부족하여, 환경 변화나 낯선 상황에 대한 적응이 더디고 혼란을 겪습니다. 시간 관리, 물건 정리, 과제 수행 등에서도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학업 성취뿐 아니라 생활 전반의 독립성 발달에도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 개인 내외의 차이

일관되지 않은 발달 양상 이들의 발달은 균형 잡히지 않습니다. 언어는 또래 수준이지만 사회성은 유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처럼, 발달 영역 간 차이가 뚜렷합니다. 또한 개인 내에서도 상황에 따라 수행 능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관된 지도가 어렵고, 교사는 반복적인 피드백과 인내심을 요하게 됩니다.

 

🔸 전 생애주기 지속성

평생을 준비하는 교육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특성이 단순히 아동기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의 특성은 성인기까지 지속되며, 진로 선택, 직업 생활, 대인 관계 등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조기 개입뿐 아니라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한 교육 설계 필요

경계선 지적 기능 아동은 분명 특수교육 대상자가 아닐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인 교육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맞춤형 교육 전략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 교육의 책임입니다. 이제는 '중간에 낀 아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인식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포용하는 교실, 그들이 안전하게 실수할 수 있는 학교야말로 진정한 포용적 교육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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