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4. 08:26ㆍ교육인사이트/교사교육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분명 노력하고 있는데도 학습이 더디거나 생각의 폭이 쉽게 확장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이러한 고민 속에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기곤 합니다. FIE(Feuerstein Instrumental Enrichment) 프로그램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교육 접근입니다. FIE는 지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중재를 통해 변화하고 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학생의 사고과정 자체를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둔 인지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즉, 무엇을 배우는가 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길러주는 교육 방식으로, 많은 교사가 학생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1. FIE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요?
FIE(Feuerstein Instrumental Enrichment)는 이스라엘의 교육심리학자 루빈 포이어스타인(Reuven Feuerstein)이 개발한 인지 강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교육적 중재를 통해 발달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즉, 인간의 사고력은 타고난 능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교육적 자극과 중재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FIE에서는 ‘치료’라는 용어 대신 ‘중재(Mediation)’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교사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사고의 방향을 찾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FIE 수업은 지식 전달보다 ‘함께 사고하는 과정’에 중점을 둔 교육입니다.
2. FIE의 핵심 철학 – 변화 가능한 지능
포이어스타인은 인간의 지능이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변화 가능성(Modifiability)’을 가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철학은 FIE의 중심 사상으로, 모든 학생은 적절한 교육적 중재(Educational Mediation)를 통해 사고 구조를 변화시키고, 인지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핵심 개념이 바로 MLE(매개된 학습경험, Mediated Learning Experience)입니다. MLE는 교사가 학습자에게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고, 사고의 방향을 제시하며, 성찰을 유도하는 상호작용적 경험을 말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은 단순히 ‘무엇을 배웠는가’보다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배우게 됩니다.
3. FIE 수업의 구조 : Input → Elaboration → Output
FIE 수업은 Input(입력) - Elaboration(정교화) - Output(출력)의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① Input 단계에서는 학습자가 문제를 이해하고 관련 정보를 인식하거나 조직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② Elaboration 단계에서는 그 정보를 분석하고 비교하며, 관계를 찾아 사고를 확장합니다.
③ Output 단계에서는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말이나 글, 행동으로 표현하여 지식을 내면화하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학생의 사고 과정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하여, 체계적 사고와 메타인지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줍니다.
4. FIE와 메타인지 향상
FIE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메타인지(Metacognition), 즉 ‘생각에 대한 생각’을 기르는 것입니다. 학생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FIE 교재에는 “잠깐만… 생각해보자!”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학생이 문제 해결 중 어려움이나 혼란을 느낄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스스로의 사고를 점검하고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학습자가 단순히 문제를 푸는 기술만이 아니라, 생각을 멈추고 다시 바라보는 힘을 길러줍니다. 결국 학생은 자기 조절 학습자(Self-regulated learner)로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5. FIE의 도구지와 중재자의 역할
FIE 수업은 다양한 ‘도구지(tool set)’를 활용하여 이루어집니다. 각 도구지는 특정 인지 기능을 향상하기 위한 활동지 형태의 자료로, 다음과 같은 영역을 다룹니다. 조직화(Organization) 비교(Comparison) 범주화(Categorization) 공간과 방향(Space & Direction) 분석과 종합(Analysis & Synthesis) 문제 해결(Problem Solving) 관계(Relation) 교사는 이 도구 지를 매개로 학생이 스스로 사고의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사고를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무엇일까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요?”와 같은 탐색적 질문을 통해 사고의 폭을 넓혀갑니다.
6. 브리징(Bridging) – 학습의 실제 적용
FIE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브리징(Bridging)’입니다. 이는 도구지로 학습한 내용을 교실 안에서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생활 속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단계입니다. 학생은 배운 사고 전략을 학교생활, 가정, 사회생활 속에서 스스로 활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비교’ 도구를 통해 배운 학생이 물건을 구매할 때 합리적인 선택을 하거나, ‘공간과 방향’ 학습을 통해 길을 찾을 때 방향 감각을 기르는 식입니다. 이 과정은 학습의 전이(Transfer)를 가능하게 하여, 학생이 배움을 실제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7. FIE의 교육적 효과
FIE는 특히 경계선 지능 학생이나 느린 학습자, 또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에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들은 단순한 지식 습득보다 사고 과정의 훈련과 자기조절 능력의 향상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FIE를 통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 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갖게 됩니다. 충동적인 행동이 줄어들고, 신중하게 사고하는 태도가 길러집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향상됩니다. 체계적 사고 구조가 형성되어 학습 전반의 일반화가 가능해집니다.
8. 결론 – 사고력을 키우는 중재의 교육
결국 FIE 프로그램은 단순한 학습 훈련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교사는 학생의 사고 과정을 이끌어주는 사고의 중재자(Medi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각을 조직하고 점검하며 새롭게 시도하는 힘을 기르게 됩니다. FIE는 모든 학생이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고력 기반의 성장 중심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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