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8. 17:35ㆍ교육인사이트/성장발달건강정보
아이를 키우거나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왜 이 시기에 이런 행동을 하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이때 자주 활용되는 이론이 에릭슨(Erikson)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이에요. 핵심은 아주 간단합니다. 인간은 각 발달 단계마다 해결해야 할 ‘과업(필요)’이 있고, 이를 잘 충족하면 건강한 성격과 자아가 형성되지만, 충분히 충족되지 않으면 이후 삶에서 위기감과 부정적 정서가 커질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단계의 과업이 무엇인지, 충족되었을 때와 부족할 때 어떤 모습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가정·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도움 전략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에릭슨 발달이론의 핵심: “성장 단계마다 필요한 경험이 다르다”
에릭슨은 인간 발달을 0세부터 노년기까지 8단계로 보았고, 각 단계마다 “갈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아기에는 ‘믿을 수 있는 세상’인지 확인하는 경험이 필요하고, 청소년기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정리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이 필요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힘(심리적 자원)이 생깁니다. 반대로 충분히 충족되지 않으면 불신감–수치심–죄책감–열등감–역할혼란–고립감–침체성–절망감 같은 감정이 쉽게 남아, 이후 단계의 과업을 수행할 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1) 영아기(0~1세): 신뢰감 vs 불신감
✅필요(과업): 안정적인 돌봄, 예측 가능한 반응, 애착 형성
✅충족되면: 세상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기본 신뢰감이 생김
✅부족하면: “언제 또 불편해질지 몰라” 같은 불신감/불안이 커질 수 있음
✅도움 팁:
- 일정한 루틴(수유·수면·놀이)
- 울음에 대한 일관된 반응
- 부드러운 스킨십이 핵심입니다.
2) 유아기(1~3세): 자율성 vs 수치심
✅필요(과업): 스스로 해보는 경험(먹기, 옷 입기, 선택하기)
✅충족되면: “내가 할 수 있어!”라는 자율성이 자람
✅부족하면: 잦은 비교·꾸중으로 수치심/위축이 커질 수 있음
✅도움 팁:
- “네가 선택해 볼래?”처럼 작은 선택권을 주세요.
- 실패했을 때 “다시 해보자”로 마무리하면 자율성이 유지됩니다.
3) 학령전기(3~6세): 주도성 vs 죄책감
✅필요(과업): 계획하고 시도해보는 경험(역할놀이, 도전 과제)
✅충족되면: 스스로 시작하는 힘, 즉 주도성이 자람
✅부족하면: “내가 하면 안 되나?”라는 죄책감이 남을 수 있음
✅도움 팁:
- “좋은 생각이야!” 같은 시도 칭찬을 먼저 하기
- 규칙이 필요할 땐 “이건 이렇게 하자”로 행동만 조절해 주세요(아이 자체를 비난하지 않기).
4) 학령기(6~12세): 근면성 vs 열등감
✅필요(과업): 노력–결과 연결 경험(학습, 친구관계, 역할 수행)
✅충족되면: 해낼 수 있다는 근면성/유능감이 생김
✅부족하면: 반복 실패·비교로 열등감이 커질 수 있음
✅도움 팁:
- 목표를 “성취 가능한 작은 단위”로 쪼개기(예: 10문제 → 3문제)
- 과정 칭찬(“집중 시간이 늘었네”, “전략을 썼네”)
- 비교 대신 개인 성장 기록(어제의 나 vs 오늘의 나)
5) 청소년기(12~18세): 정체성 vs 역할혼란
✅필요(과업):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탐색
✅충족되면: 흔들려도 돌아올 수 있는 정체성이 형성
✅부족하면: “나는 뭘 해야 하지?” 같은 역할혼란이 커질 수 있음
✅도움 팁:
- 정답을 주기보다 탐색을 도와주세요.
- “너는 어떤 순간에 뿌듯했어?”, “네 강점은 뭐라고 생각해?” 같은 질문이 효과적입니다.
6) 성인초기(19~40세): 친밀감 vs 고립감
✅필요(과업): 신뢰 기반 관계(연애, 우정, 동료관계) 형성
✅충족되면: 가까운 관계를 맺는 친밀감이 자람
✅부족하면: 관계 회피, 단절로 고립감이 커질 수 있음
✅도움 팁:
- 관계에서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안전함”
- 감정을 말해도 괜찮다는 경험이 친밀감을 키웁니다.
7) 중년기(40~65세): 생산성 vs 침체성
✅필요(과업): 누군가/무언가에 기여(일, 양육, 돌봄, 사회적 역할)
✅충족되면: 삶의 의미와 생산성(생성감)이 커짐
✅부족하면: “나는 정체됐어” 같은 침체성이 나타날 수 있음
✅도움 팁: 큰 성취만 생산성이 아닙니다. 작은 나눔, 멘토링, 배움의 지속도 충분한 ‘기여’가 됩니다.
8) 노년기(65세 이후): 자아통합 vs 절망감
✅필요(과업): 삶을 돌아보며 의미를 정리하고 수용
✅충족되면: “내 삶은 괜찮았어”라는 자아통합
✅부족하면: 후회와 무력감 중심의 절망감이 커질 수 있음
✅도움 팁: 회고 대화(인생 이야기 듣기), 기록(사진/글/영상), 관계 유지가 자아통합에 큰 도움이 됩니다.
2. “그렇지 않으면 삶의 위기가 온다”
각 단계의 필요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서 “왜 사는지 모르겠어..” 같은 공허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하나예요. 에릭슨 이론은 ‘망했다’가 아니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관점을 줍니다. 예를 들어 학령기에 열등감이 컸던 사람도, 성인이 되어 유능감을 회복하는 경험(학습, 자격증, 프로젝트 성공, 지지적 관계)을 하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합니다. 발달은 한 번에 결정되는 게 아니라, 관계와 경험으로 계속 수정될 수 있으니까요.
3. 교육·양육 현장에서 바로 쓰는 체크리스트(핵심만)
아이가 자주 “하기 싫어/못해”를 말한다 → 근면성(유능감) 목표를 더 작게 쪼개기
선택을 유난히 어려워한다 → 자율성 단계 지원: 선택지를 2개로 제한
친구관계가 불안정하다 → 친밀감/신뢰감 경험: 안전한 소그룹 활동부터
“나는 뭘 좋아하지?”가 많다 → 정체성 탐색 질문 + 강점 기록
4. 발달단계는 “평가”가 아니라 “지도 방향”
에릭슨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은 사람을 단정 짓기 위한 기준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경험을 찾기 위한 지도입니다.
우리 아이(그리고 우리 자신)가 어떤 단계에서 어떤 욕구가 부족했는지 이해하면, 관계와 환경을 통해 충분히 채워갈 수 있습니다. 결국 성장은 “정답”이 아니라 필요를 알아차리고 충족해 주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교육인사이트 > 성장발달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TNR(비대칭 긴장성 목 반사)] 읽기와 쓰기에 어려움이 있다면? (0) | 2025.12.29 |
|---|---|
| 일상 속 항생제 투성이 먹거리 천지, 우리는 얼마나 노출되고 있을까? (0) | 2025.11.27 |
| [읽기의 발달 경로]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5) | 2025.07.31 |
| 발달단계별 읽기 지도 순서 (1) | 2025.07.03 |
| 퀴블러 로스의 사망 5단계 이론 (0) | 2025.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