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A(응용행동분석)와 FIE(인지강화프로그램)의 비교- 관점과 적용

교육 현장에서 학생의 학습과 발달을 돕기 위해 다양한 교수방법이 활용되고 있는데, 그중 ABA(응용행동분석)와 FIE(인지강화 프로그램)은 특수교육과 일반교육 모두에서 널리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 접근입니다. 두 방법은 모두 학생의 성장을 돕는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 철학과 지도 방식, 중점을 두는 영역은 상당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ABA와 FIE가 어떤 관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실제 교수·학습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의 특성과 교육 목표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두 프로그램의 기본 철학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응용행동분석)는 행동주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 접근법입니다.

즉, 인간의 행동은 환경적 자극과 그에 따른 결과(보상·처벌)에 의해 학습되고 변화된다는 스키너(B.F. Skinner)의 행동이론에서 출발합니다. ABA에서는 학생의 행동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원하는 행동은 강화(reinforcement)하며, 부적절한 행동은 감소시키는 체계적 방법을 사용합니다. 핵심은 “보이는 행동을 조절하면 학습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반면, FIE(Feuerstein Instrumental Enrichment)는 인지심리학과 발달이론을 바탕으로 한 접근입니다. 이스라엘의 포이어스타인 박사가 창안한 이 프로그램은 ‘지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교육적 중재를 통해 발달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즉, FIE는 ‘생각의 구조를 바꾸는 교육’, ‘인지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는 행동보다 그 사고의 과정과 인지 기능의 발달을 중심에 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2. 교수 방법의 차이 구분

ABA (응용행동분석) FIE (인지강화 프로그램)

접근 철학	행동주의 기반 – 학습은 자극과 반응의 결과	인지심리학 기반 – 학습은 사고과정의 발달
교사의 역할	행동을 관찰하고 조절하는 ‘행동 관리자’	사고를 안내하고 유도하는 ‘인지 중재자’
학습 초점	구체적 행동의 습득과 유지	사고력, 메타인지, 문제해결력 향상
수업 형태	구조화된 절차 중심, 반복·강화 중심	사고 과정 중심, 질문과 탐색 중심
강화 방식	외적 보상(칭찬, 토큰 등)을 통해 행동 강화	내적 동기와 사고의 즐거움을 통한 강화
평가 방법	행동의 빈도·지속시간 등 측정	사고 과정·인지 전략의 변화 관찰
적용 대상	자폐스펙트럼, 발달장애, 행동문제 학생	경계선 지능, 느린 학습자, 인지 결함 학생
핵심 개념	강화, 소거, 조형, 프롬프트	중재, 메타인지, MLE, 브리징

 

3. 교육적 접근의 차이

ABA는 ‘관찰 가능한 행동’에 집중합니다. 즉, 학생이 어떤 행동을 언제, 얼마나 자주, 어떤 상황에서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목표 행동을 명확히 설정한 뒤 단계별로 지도합니다. 예를 들어, “눈을 마주치기”, “지시 따르기”, “자리에 앉기” 같은 행동을 세분화하여 강화합니다. 교사는 명확한 지시와 일관된 피드백을 통해 학생의 학습을 촉진하며, 작은 행동 단위를 반복 학습과 즉각적 강화로 연결합니다.

반면, FIE는 ‘행동 이전의 사고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보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어떤 사고 전략을 사용하는지를 살펴보고, 부족한 인지 기능을 강화합니다. FIE에서는 ‘정답을 말하는 것’보다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따라서 교사는 직접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의도적 질문(Mediated Questioning)을 통해 학생이 스스로 사고하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그림 속 규칙을 찾지 못할 때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이 부분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떨까?”와 같은 질문으로 사고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중재 과정을 통해 학생은 점차 자기 주도적 사고자로 성장합니다.

 

4. 학습 전이와 일반화 측면

ABA는 주로 특정 상황에서의 행동 변화를 목표로 합니다. 즉, 학습된 행동이 동일한 환경에서 반복되도록 강화하며, 일반화(Generalization)는 별도의 훈련 과정을 통해 시도됩니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손들고 말하기를 배운 학생이 가정이나 다른 상황에서도 그 행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추가 훈련이 필요합니다.

반면, FIE는 처음부터 사고의 일반화(Bridging)를 목표로 합니다. 도구지를 통해 배운 사고 전략을 생활 속 실제 문제에 적용하도록 연결(Bridge)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사고방식을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며, 학습이 삶으로 이어지는 전이 효과를 얻게 됩니다.

 

5. 학습자 특성과 교육 효과

▶️ABA의 효과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 행동 지도가 필요한 학생에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자폐스펙트럼이나 발달지연 아동처럼 구조화된 환경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학생에게 적합합니다. 단, 내적 사고나 추론 능력의 향상보다는 행동의 변화와 적응 중심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FIE의 효과

사고의 유연성과 문제해결력이 부족한 학생, 경계선 지능 아동, 느린 학습자에게 적합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며, 장기적으로 자율적 학습 태도를 길러줍니다. 다만 즉각적인 행동 변화보다는 시간이 걸리지만 깊이 있는 사고 발달을 중시합니다.

 

6. 두 접근법의 상호보완 가능성

ABA와 FIE는 철학적으로는 다르지만,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ABA를 통해 기본적인 학습태도나 행동 조절을 익히게 하고, 그 이후에는 FIE를 통해 사고력·문제해결력·자기 조절 능력을 발달시키는 식으로 단계적 접근이 가능합니다. ABA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교육’이라면, FIE는 ‘왜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ABA는 ‘행동 변화’를 통해 학습을 촉진하는 실행 중심 프로그램, FIE는 ‘사고 변화’를 통해 학습을 확장하는 인지 중심 프로그램입니다. ABA가 단기적이고 명확한 행동 교정에 강점을 가진다면, FIE는 장기적이고 내면적인 사고의 성장과 자기 주도 학습력 향상에 탁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특성과 학습 수준, 목표에 따라 두 접근을 균형 있게 적용함으로써 행동의 안정성과 사고의 성장,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발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